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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0053
한자 食生活
영어공식명칭 Food and Dietary Lif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강원도 삼척시
집필자 심일종

[정의]

강원도 삼척 지역 사람들이 먹는 일이나 먹는 음식에 관한 생활과 풍습.

[개설]

삼척 지역의 식생활 이해에는 삼척의 산, 들, 바다 생태를 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자연지리 생태 환경은 식재료 공급의 터전이었다. 수요자의 문화 선택과 적응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비록 오늘날과 같이 전국 유통망이 형성되면서 식재료의 수요와 공급이 무한히 확대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삼척 사람들의 입맛과 오래된 음식 문화 관행은 일상식이나 의례음식 또는 별식(別食)에서 지역 특색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삼척 지역의 식생활 또한 삼척 내에서도 농어촌 및 산간 지대에서 식재료 이용과 조리법 등에 일정한 차이와 다름이 있는 것도 엄연하다. ‘메밀전병’은 알지만 ‘메밀국죽’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다. 섣달그믐날의 ‘만둣국 제사’는 삼척 사람이라면 의례음식으로 떠올리는 일이 쉽지만 만두피 속을 ‘갓김치’로 채우는 산간 지역 역사의 전통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명태는 알아도 ‘서거리깍두기’나 서거리깍두기를 이용한 김치를 아는 어촌 사람도 드물어졌다. 고추장을 담그지 않고 슈퍼마켓에서 빛깔 고운 붉은 ‘순창고추장’을 사 먹는 삼척의 주부들에게 고추농사가 쉽지 않은 삼척의 기후와 토질에서 고추장보다 메줏가루로 빚은 막장이 왜 더 밥상 한 구석을 차지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식생활 민속 지식과 그 실천 행위는 지역 생태와 역사 전통 못지않게 사회·문화 변화를 반영하면서 오늘날 삼척의 음식 문화를 구성하고 있다. 삼척 지역의 일상 음식의 기본이 밥과 찬으로 구성되는 것은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일상 음식과 조금 특별한 의미를 두고 만들어지고 섭취되는 의례음식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별식은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일상음식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지만 삼척 지역 특색이 좀 더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척 지역 식생활의 특징]

삼척 지역에서 쌀이 흔하지 않던 옛 시절에 감자, 옥수수, 메밀, 보리, 밀 등을 이용하여 일상의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지가 많아서 계곡으로 크고 작은 개울이 흐르지만 벼농사를 지을 만한 넓은 평지는 드물었다. 이를테면 삼척 지역은 밭농사를 위주로 하는 논밭 병작인 셈으로, ‘감자밥’, ‘감자범벅’, ‘강냉이밥’, ‘강냉이죽’, ‘메밀밥’, ‘메밀국죽’ 등을 일상으로 먹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지금도 어렵지 않다. 어촌에서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국수를 만들고, 거기에 잡어를 넣어 끓여 먹는 일도 흔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밥상은 지금 별식으로 애용되기도 한다. 밥 재료가 찬 재료로 되기도 한다. 콩가루는 콩국수가 되기도 하지만 두부는 부침은 물론 ‘비지’처럼 겨우내 김치와 섞어서 찌개로 섭취되기도 하는 식재료다. 산간 농사에서 생산량이 대체로 많은 메밀을 가루 형태로 빻아서 전병과 묵 등 부식 및 찬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한다.

삼척 지역의 일상 음식에서 찬류는 농산물과 해안의 해산물이 만나 삼척의 음식 문화를 풍부하게 해 준다. 갓·배추·무 등으로 만드는 다양한 김치에다 명태, 오징어, 가자미, 조개류의 여러 부위를 이용하는 것이다. 김치뿐만 아니라 가자미식해, 회뜨기식해, 명태밥식해, 명란젓, 창난젓, 서거리젓, 오징어젓, 조개젓 등 젓갈류 또한 메좁쌀·무·고추·소금 등 이 지역의 산물들과 어우러져 맛을 낸다. 삼척 지역에서 채취되는 산나물을 이용한 절임음식은 날것으로 먹기 어려운 나물이거나 채취량이 많아서 오래 저장해 두고 먹을 때 애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음식은 일명 ‘장아찌’라고도 한다. 제철에 나는 채소를 소금, 고추장, 간장, 된장, 막장 속에 담갔다가 삭혀 먹는 음식을 통칭한다. 삼척 지역의 대표 장아찌로는 곰취장아찌, 취나물장아찌, 곤드레장아찌, 개두릅장아찌, 초피장아찌, 마늘장아찌, 마늘종장아찌, 깻잎장아찌, 무장아찌, 고추장아찌, 오이장아찌, 머위장아찌, 가지장아찌, 무말랭이장아찌, 더덕장아찌, 도라지장아찌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장아찌는 주로 봄, 여름, 가을철에 나는 산나물과 채소를 이용하여 담근다.

[생선류의 가공]

삼척 앞바다에서 생선의 어획량이 많다고 하더라도 과거 삼척의 산지나 내륙 깊숙이 사는 사람들에게 생선 맛을 일상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생물의 경우 유통과 저장에 한계가 있던 시절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해산물 가운데에서도 (반)건조 상태로 저장해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어물의 이용도가 높았다. 명태, 노가리, 오징어, 가오리, 가자미, 양미리, 미역 등이 그런 류에 속했다. 이들 식재료는 일상 음식에서 조림, 찜, 구이, 찌개나 국의 재료로 활용되기도 하고 의례 음식에서 대구·문어·열기 등과 함께 포나 어적(魚炙) 등으로 긴요하게 쓰이기도 하였다. 이 밖에 계절에 따라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게, 홍게, 곰치[물메기], 도치, 도루묵, 꽁치, 고등어, 숭어, 방어, 쥐치 등 해산물도 애용된다.

[제례음식]

삼척 지역 의례 음식 가운데에는 ‘향토색 짙은 음식’이면서 동시에 각별한 문화 의미를 담는 음식이 있다. 명절차례나 기제사, 삼척 지역의 동제나 ‘산멕이’ 풍속 등에서 이들 음식이 자주 올라온다. 예를 들어 삼척 지역에서는 갱(羹)으로 콩나물국을 올리는 사례가 있고, 어물로 문어는 될수록 필수 제사음식으로 쓰며, 열기[빨간고기]나 가오리는 어적으로 쓰인다. 대구는 포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명태포나 오징어포보다는 격이 높다. 추석에 송편을 쓰면서 감자송편도 올릴 수 있는 것은 이 지역 사람들의 농사 환경을 승인하는 사회 문화로 볼 수 있다. 갓김치나 일반 배추김치를 속으로 넣어 만든 메밀전병은 의례에서 지역 차이를 보이는 음식이다. 이들 음식은 조상을 비롯한 가택의 신들을 각별한 마음과 정성을 들여서 모신다는 의미가 내포된, 즉 물질로 구체화해서 표현된 삼척 지역의 의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상 음식이나 의례 음식에서 삼척 지역의 전통 음식 문화를 지키고 이어 가는 모습이 점차 옅어지고 있는 것은 비단 삼척만의 현상은 아니다. 음식 문화는 삼척의 산과 들과 바다의 생태 환경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물자 및 인력 교류를 통해 삼척의 음식 문화도 얼마든지 변화를 겪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같은 식재료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음식이 조리되고 섭취되었듯이 삼척의 음식 문화 또한 앞으로도 삼척의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을 녹여 낼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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