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7A0304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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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을경 |
공암의 노인들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어릴적(1900년대) 마을에서 행해졌던 놀이들을 지금도 많이 기억하고 있다.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놀던 공치기(장치기), 꼬리먹기, 지게상여, 들독(들돌)들기, 풀각시놀이, 연자씨 놀리기 등이 그것인데 이러한 놀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놀이가 행해질 지 모르나 공암에 펼쳐진 자연놀이터에서 행해지던 공암리 사람들만의 놀이였다.
공치기는 주로 고청봉 뒷골짜기의 넓은 공판에서 했던 놀이로서, 주먹만한 나무공을 작대기로 쳐내는 놀이이다.
꼬리먹기는 쑥뿌리나 나무뿌리 등을 캐어서 가락지처럼 둥글게 꼬리(고리)를 만들어서 땅바닥에 몰래 묻는다. 이 중에서 심판 한사람을 정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정해진 만큼 풀을 걸고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결정하여 자신의 차례가 오면 꼬챙이로 땅을 찔러서 숨겨둔 꼬리를 찾아야 한다. 심판이 숨긴 꼬리를 찾는 사람이 나머지 사람들이 건 풀을 모두 차지하게 되는 놀이이다.
다음으로 지게상여는 지게 4개를 엎어서 상여를 만든 다음 이것을 어깨에 메고 상여가 나가듯이 구슬프게 소리를 내는 놀이로서, 공교롭게도 지게상여를 놀던 날은 어김없이 그 동네에서 초상이 난다고 한다. 나무를 하러 가던 사람들이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즐겨했던 놀이였으나, 산을 오를수 없게 되는 경우에는 상대마을에 대한 앙갚음으로 곡소리를 내면서 뒤틀린 심사를 달랬던 하나의 스트레스 해소 놀이였던 것이다.
들독은 달걀처럼 둥그스름하게 생긴 무거운 돌을 일컫는 말로, 청장년층의 힘자랑을 하기 위한 놀이중의 하나로서 우리나라의 전통 역도라고 해도 좋을만한 놀이였다.
풀각시놀이는 여자아이들이 즐겨했던 놀이로서, 할미꽃이나 각시풀을 수수깡 끝에 실로 묶어서 만든 인형을 풀각시라고 한다. 실제 사람의 모습처럼 머리를 땋기도 하고 옷을 입히기도 하고 이목구비도 그려 넣었던 것으로 봐서 현재의 인형놀이같은 놀이였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연자씨 놀리기는 신을 접하는 놀이의 하나로서 70~80세의 할머니들이 시집을 가기 전에 자주 했던 놀이라고 한다. 방안에 10여 명이 빙 둘러앉아 술래 한 명을 뽑고, 술래는 한복판으로 나와서 눈을 감은 채 합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이 “연자씨 연자씨 나이는 십팔세 생일은 놀기도 좋고 경치도 좋은데..”라고 시작되는 가사를 읊조리면 술래는 최면이 걸려서 합장한 손이 벌어지고 마침내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논다. 그러다가도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행동을 하거나 엉엉 울기도 하는 것이다.
현재도 하고 있는 놀이 중에는 약간 변형된 놀이가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놀이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놀이들이다.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런 놀이를 하고 젊은 시절을 보내셨다는 이야기에 한번도 해보지 못한 옛놀이가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