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역에서 정해진 놀이판 위에 말을 움직여서 승부를 겨루는 놀이.

[개설]

고누 놀이 는 주로 땅이나 종이 위에 다양한 형태의 말밭을 그려 놓고 말을 움직여서 상대편을 잡거나 가두는 것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합 쟁취형 민속놀이이다. 도봉구에서도 겨울철을 제외하고 수시로 즐겨왔던 고누 놀이는 지방에 따라 고누, 고니, 꼬니[경기], 꼬누[전라], 꼰[경상], 꼰짜[제주] 등으로 불리는 명칭이 다양하다. 고누라는 명칭은 ‘견주다’ 혹은 ‘겨누다’라는 옛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주의 깊게 고누판을 쳐다보다가 한 칸씩 자신의 말을 움직여서, 상대편 말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만들면 이기게 되는 놀이라는 것이다.

[연원]

고누 놀이 의 유래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10세기 초의 것으로 보이는 황해도 봉천군 원산리 청자 가마터에서 참고누판이 발견된 것에 따라, 최고 고려 시대 이전이라 생각된다. 또한 전라남도 담양의 조선 시대 건물 소쇄원(瀟灑園)의 마루에 고누판이 그려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으며,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의 풍속화 중에도 고누를 두는 그림이 있다.

‘고노’는 ‘고노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것이며, 『소학언해』에 “높으면 낫가옴을 고노아 맡기다.”라는 구절이 보이기도 한다. 의미적으로 고노와는 ‘꼬눈다’는 것인데, ‘고노다→ 고노→ 고누’로 그 형태가 변한 것으로 보인다. 놀이판을 사이에 두고 집중하여 쳐다본다는 고누 놀이의 방법이 사람을 뚫어지게 본다는 ‘꼬나보다’의 의미와 상통하기에 이처럼 추정되는 것이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작은 공간과 돌, 그리고 나뭇가지만 있으면 실외 혹은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다.

[놀이 방법]

우물고누, 네줄고누, 다섯줄고누, 여섯줄고누 등 줄고누와 곤질고누, 패랑이고누, 호박고누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름을 딱히 붙일 수 없는 것도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개 말판의 모양에 따라 명칭이 붙여지며, 이 말판에 따라 두는 방법 역시 다르다.

가장 간단한 것이 우물고누이며, 흥미를 조금 더한 것이 참고누이다. 전자는 우물이라는 장애물을 설정하여, 샘고누 혹은 강고누라고도 불린다. 각각 두 개의 고누를 가지고 순서대로 한 칸씩을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말이 움직이지 못하게 길을 막으면 승리한다. 복잡한 고누들도 대개 우물과 같은 특성이 몇 가지 더 추가될 뿐, 놀이 방법은 대동소이하다. 고누는 바둑이나 장기처럼 머리를 사용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어른들도 일손을 쉬는 동안 가볍게 즐겼다고 전해진다.

국립 어린이 민속 박물관 홈페이지에서는 우물고누, 호박고누, 넉줄고누 등의 놀이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바로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고누 놀이 는 상대의 말을 포위하거나 떼어 내는 공격적인 놀이이면서도, 장기와 비슷하게 수가 낮은 약자가 먼저 말을 움직이게 해 주는 원칙이 확립되어 있다. 고누는 바둑처럼 개인의 지혜를 겨루는 동시에, 더불어 상대에 대한 배려심을 강조하기도 하는 전래 놀이이다.

[현황]

고누 놀이 는 상황적 재치와 순간적 판단력을 기를 수 있고, 다소의 주의력을 요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활용될 여지가 많다. 방법이 단순하면서도 무궁한 활용이 가능하므로 최근 민속놀이를 테마로 생겨나는 어린이 공원에는 고누 놀이를 위한 말판 역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도봉구에서는 오늘날 고누 놀이를 일상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추석 등의 명절에 민속놀이로 하고 있다. 예컨대 2006년과 2007년도 도봉 가족 한가위 대축제 행사에서도 투호 놀이와 칠교, 제기차기 등과 함께 고누 놀이가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