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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1112
한자 虎食塚
영어공식명칭 Tomb of person that was eaten by a tiger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유적/민간 신앙 유적
지역 강원도 삼척시
집필자 김도현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정의]

강원도 삼척 산간지역에서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남긴 유구(遺軀)를 거두어 장사(葬事) 지낸 무덤.

[개설]

전통적으로 호랑이에 의한 호환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신령에 의한 운명적 사건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팔자에 없으면 범에게 잡혀 가도 먹히지 않는다든가 눈썹이 길면 호환을 당할 운명이라든가 하는 속신(俗信)도 있다. 산길을 걷는 사람들 중에 앞뒤의 행렬 순서와 관계없이 호환(虎患)의 피해를 당하며, 방 안에서 자는 사람들을 습격해도 한가운데 있는 사람을 호랑이가 데려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야기는 모두 호환을 운명이라고 생각하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호환을 당한 사람의 영혼은 ‘창귀(倀鬼)’라는 귀신이 되어 죽어서도 호랑이의 부림을 받는 딱한 처지가 된다. 이 창귀는 다른 사람을 유인하여 호랑이에게 바쳐야만 창귀의 신세를 면하고 보통의 귀신이 될 수 있다.

창귀는 서둘러 다른 사람을 호환의 대상으로 물색한다. 호랑이는 창귀가 선택한 사람을 물어서 가지 않고 앞세워서 걷게 하여 죽일 장소로 인도해 간다. 호랑이는 사람의 팔다리와 몸통을 먼저 먹어 치우고 반드시 머리만 남긴다. 그리고 죽은 이의 머리카락을 혀로 싹싹 핥아서 왼 가르마로 곱게 빗어 놓는다. 호환을 당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의 처리는 일반 사고에 의한 죽음과 달리 비일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호환을 당하지 않기 위해, 즉 창귀에 홀리지 않기 위해 전하는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창귀는 호랑이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상 희생자를 찾는데 가족과 인척들 순으로 찾아간다. 때문에 호환을 당한 집안과는 사돈의 팔촌하고도 혼사를 맺지 않는다. 이런 물귀신 행위를 ‘다리 놓기’나 ‘사다리’라 한다. 창귀는 이런 교대를 통해 호랑이에게서 벗어난다.

·창귀는 신 것을 좋아하여 매실과 소귀나무 열매를 지나치지 못하고 정신없이 먹게 된다. 이를 이용해 창귀를 묶어두는 함정을 파면 호랑이의 위기감지 능력이 반감되어 사냥당하기 쉬운 방심상태가 된다고 한다. 소라, 골뱅이도 좋아하여 지나치지 못한다. 효과는 매실과 엇비슷하다.

·창귀는 항상 서럽게 울며 슬픈 노래를 부른다. 만일 산 사람이 이유 없이 서럽게 울고 슬픈 노래를 부르면 그건 창귀에 씌어서이다. 창귀는 슬픔의 화신으로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하며 창귀에 씌인 자는 호환의 운명에 점지당한 것이라 한다.

·산간지역에서는 밤에 창밖에서 누가 부르면 네 번 부를 때 대답을 한다고 한다. 창귀는 딱 세 번까지만 사람 이름을 부르는데 그 세 번 안에 대답을 하면 꼼짝없이 홀려 범 앞으로 걸어나간다고 한다.

[형태]

삼척을 비롯한 강원도 산악 지역에서는 호식장(虎食葬)이란 독특한 장례 풍속이 있다. 호환을 당한 시신을 사건 현장 ‘호식터’에서 바로 화장해 재로 만든 뒤 상자에 넣어 호식터에 안치한다. 그 위에 돌무덤을 쌓고 시루를 엎어 구멍에 물레용 쇠가락을 꽂아둔다. 지역에 따라 식칼을 쓰기도 하고 시루의 9개 구멍에 전부 가락을 꽂기도 한다. 재로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 귀신을 없앤단 의미이며 돌무더기는 서낭당의 돌무더기처럼 부정을 누르고 터부를 알리는 표식이다. 그 위의 시루는 철옹성을 뜻함과 동시에 말 그대로 안에 든 것을 쪄 죽인단 뜻이 있다. 그리고 시루에 난 구멍은 하늘을 의미하니 여기 꽂힌 쇠가락은 벼락을 상징한다. 특히 쇠가락은 물레의 부속품이기에 창귀가 물레 돌 듯 영원히 시루안을 맴돌라는 이중 주술의 의미가 있다. 이런 무덤을 호식총(虎食塚)이라 하며 벌초는 커녕 사람이 얼씬도 해선 안되는 금역의 상징이 된다. 옛 사람들이 얼마나 호환에 시달렸는지, 그로 인한 공포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풍습이다.

호랑이가 사람을 물고 가서 먹는 곳을 호식터 또는 호남(虎囕)이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 삼척을 비롯한 태백산 지역에는 호식총의 분포도가 높은 지역으로 그 유지(遺址)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

[참고문헌]
  • 천진기, 「호식장」(『한국민속신앙사전』-가정신앙 편, 국립민속박물관,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