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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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函 -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한정수 |
[정의]
경기도 양주 지역에서 혼례 전에 신랑 쪽에서 채단(采緞)과 혼서지(婚書紙)를 넣은 나무 상자를 신부 쪽에 보내는 의례.
[개설]
함팔기는 전통 혼례의 한 과정에 해당한다. 혼인이 결정되어 택일이 이루어지면 치마저고리감인 채단과 혼서지를 넣은 함을 준비한다. 함은 대개 혼례 전날 신랑 친구나 마을 사람 중 첫 아들을 낳은 사람이 진다. 함을 진 사람을 함진아비라 하는데 대략 3~4명이 이를 맡는다. 신부 집에 도착하면 함진아비는 “함 사세요!”라고 외치면서 신부 측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여 함팔기를 시도한다. 양주 지역에서의 함팔기는 혼례의 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 양상은 조금 달라졌다 하더라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유교식 혼례에는 육례(六禮)가 있었다. 육례란 납채(納采), 문명(問名), 납길(納吉), 납징(納徵), 청기(請期), 친영(親迎)을 가리킨다. 신랑 집에서 함을 준비하는데, 이는 육례 중 납채와 납징에 해당된다. 함을 지는 것은 사자(使者)인데, 주로 신랑 측과 가까운 나이 지긋한 사람이 하였으며, 함진아비는 보자기로 싼 함을 흰 베로 멜빵을 만들어 멨다. 그 앞에는 등불을 밝혀 주는 사람과 동행한 2~3명이 함께 하였다. 함진아비가 신부 집에 도착하여 함을 내려놓으면 함팔기는 끝이 난다. 이러한 과정이 점차 변하여 함진아비 등이 신부 측과 함께 함 값을 흥정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절차]
먼저 채단과 혼서지 그리고 폐물(幣物)[선사하는 물건] 등을 넣은 함을 준비하고 이를 보자기로 싼다. 다음은 흰 무명으로 멜빵을 하고 함진아비를 정한다. 함진아비는 함을 지고 신부 집 근방에서 “함 사세요, 함 사세요!”를 외치면서 혼례의 흥을 돋운다. 신부 집에서는 얼른 함을 가지고 들어오라 하나 함진아비는 버티면서 “먼 길을 오느라 지쳐서 움직일 수 없다.”라 하거나 “노자가 떨어져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다.”라 하며 엄살을 부리고 익살스런 언행을 한다.
이때 신부 집에서는 술과 음식을 내 함진아비를 위로하고 함 값을 준비한다. 이에 따라 흥정이 유쾌하게 오가다가 적당한 때에 함진아비는 못이기는 척 신부 집으로 함을 지고 들어간다. 이때 들어가면서 함진아비는 “함이 왔습니다.”라 한다. 그리고 함을 내려놓으면 오복을 갖춘 사람이 함을 열게 되고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함진아비는 이때 “함을 너무 빨리 팔았고, 싸게 팔았다”라 하거나 “특별히 봐 준 것입니다.”라고 한다. 그리고 결혼을 축하해 주는 덕담을 올린다. 이로써 함팔기가 성공한 것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양주시에서도 함팔기는 결혼식 전날 많이 이루어진다. 신부의 어머니가 함을 받을 때에는 방문 앞에 준비해 놓은 바가지나 접시를 밟아 깨뜨리게 한 다음에 함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간다. 이는 신부를 따라온 귀신을 놀라게 하여 축귀하는 의례이다. 또한 함을 상 위에 올려놓고 신부 부모가 그 앞에 앉으면 신랑과 함진아비들은 큰 절을 올린다. 그 후 함에서 채단을 꺼내 보이는데, 맨 처음에 붉은색이 나오면 첫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풀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