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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전마을의 삼베문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0026
한자 葛田-文化
영어공식명칭 Culture of Hemp Cloth in Galjeon Villag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
집필자 이한길

[정의]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의 삼베 관련 민속문화.

[개설]

조선시대 미수허목(許穆)[1595~1682]은 『척주지』에서 갈전마을을 가장 깊은 산중에 있는 아름다운 마을로 소개하면서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고 언급하였다. 또 마포[대마와 삼베]로서 이익을 올린다고 하였으니 갈전리는 예로 삼[대마]을 많이 재배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마을의 토성은 남씨로, 조선명종 때 울진에 살던 남훈이 이 마을로 이주해 오면서 남씨 집성촌을 이루기 시작하였다. 그 후 박씨, 안씨, 이씨, 최씨 등이 이 마을에 정착하였다. 마을이 커지면서 1910년경에는 하장면사무소가 위치하기도 하였다. 인구가 가장 많았을 때는 1982년이었다. 이때 827명이 거주하였고, 이후로는 차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갈전마을은 삼베로 유명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삼베를 생산하는 과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피삼을 생산하는 과정과 삼베를 길쌈하는 과정이다.

[갈전마을 피삼의 생산 과정]

1. 파종

봄이 오면 삼 재배 농가는 파종 준비를 한다. 땅속에 벌레가 있으면 삼이 잘 크지 않기 때문에 토양살충제와 복합비료를 섞어 삼밭에 뿌려 준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토양살충제로는 카운터, 퓨라단, 지오릭스, 마셜 등이 있다. 300~600평 정도에 토양살충제를 3㎏ 정도를 사용하면 된다. 지금은 이처럼 토양살충제와 비료를 약간 사용하여 토질을 높여 주지만 예전에는 삼밭에 비료는 생각할 수 없었다. 비료 없이도 잘 크는 것이 삼밭이었기 때문이다. 파종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날씨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파종을 삼갔다.

2. 김매기

삼은 일반 농작물과 달리 김매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3~4월에 파종하여 7~8월에 삼을 벨 때까지 4~5월쯤에 김을 한 번 정도 매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부지런하여 두벌김도 매면 매 줄 수야 있지만 굳이 두벌김을 맬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자란다. 단오[양력 6월경]가 되면 벌써 1m 이상 자라기 때문에 매고 싶어도 사실 맬 필요가 없다.

3. 성장 과정

삼이 잘 자란다고 하여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개 단오를 전후하여 삼의 길이가 테장을 넘어설 정도로 잘 자라면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삼대궁이 너무 약해서 6~7월께 비바람에 쉽게 부러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삼 재배 농가에서는 혹시 넘어가는 삼이 있을까 하여 5월경 삼밭 주위에 테장을 친다. 테장이란 테두리 담장이란 뜻으로, 실제 담장을 치는 것은 아니다. 삼밭 주위로 긴 막대기[2m 정도]를 5~10m 간격으로 꽂아 놓고 그 사이를 줄로 연결하여 삼이 쓰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그래서 단오 무렵에 삼이 테장을 넘으면 흉년이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4. 삼 베기

절기 상으로 말복이나 처서 이전에 삼을 베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최근에는 절기로 따지기보다 양력을 사용하여 7월 말~8월 초쯤 되면 대부분 농가가 삼을 베기 시작한다. 보통 강원도 기후는 7월 하순경에 마지막 장마전선이 지나가면 곧바로 불볕더위가 1~2주 동안 나타난다. 이때 삼을 베어서 찌고 삼 껍질을 벗긴다. 사실 삼을 벗기자마자 곧바로 말려야 하기 때문에 날씨가 무더워야 쉽게 마를 수 있다. 이런 날씨도 고려하여 삼을 베는 것은 7월 하순 장마가 그치자마자 하루나 이틀 뒤에 곧바로 하는 것이 좋다. 삼을 베는 과정은 삼 긋기, 달 박기, 삼층 고르기, 삼 톺기, 삼잎 치기, 삼단 묶기 등으로 이어진다.

5. 삼 찌기

삼을 찌는 방식은 여러가지이다. 삼굿으로 하는 방식, 삼가마를 이용하는 방식, 땔굿을 하는 방식, 쇠죽 쑤는 가마솥을 이용하는 방식, 증마로 찌는 방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삼굿·땔굿·증마 등은 강가에서 하는, 예전에 행해지던 방식이다. 오늘날에는 주로 삼가마를 이용하는 방식이 행해진다.

6. 피삼 벗기기

이상과 같은 방식으로 삼이 익으면 이후 삼 껍질을 벗겨 내야 한다. 보통 전날 오후나 저녁에 불을 붙이면 이튿날 삼을 꺼내 껍질을 벗긴다. 이를 피삼이라 한다. 삼가마에서 꺼낸 삼은 곧바로 인근 개울가로 가지고 간다. 뜨거워서 열기를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물에 담가야 삼 껍질을 벗기기가 한층 수월하다. 물에 담가 놓은 삼단을 하나씩 꺼내 삼 껍질을 벗긴다. 이 과정은 신속히 끝내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부족하면 일손을 사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

[갈전마을 삼베의 길쌈 과정]

길쌈이란 의복을 해 입기 위하여 누에, 목화, 삼[대마], 모시풀 등으로부터 우리의 전통 옷감인 명주·무명·삼베·모시 등을 생산하는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 민족은 오랜 옛날부터 길쌈을 하여 왔다. 이는 『삼국사기』의 유리 이사금조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왕이 육부를 정한 후 이를 두 부분에 나누어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를 거느려 편을 짜고 패를 나눠 추칠월 기망[16일]으로부터 날마다 일찍이 대부의 마당에 모여 길쌈을 시작하여 밤 아홉 시부터 열한 시 사이[을야(乙夜)]에 마치게[파(罷)] 하였다.[王旣定六部 中分爲二 使王女二人 各率部內女子 分朋造黨 自秋七月旣望 每日早集大部之庭績麻 乙夜而罷]”

이능화(李能和)[1868~1945]는 『조선여속고』에서 조선에서 나는 베 가운데 함경도 육진의 것이 가장 좋아 북포(北布)라 칭하고, 가장 가는 것은 바리 안에 한 필을 넣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내포(鉢內布)라 이름한다. 경상도 각지에서 나는 베는 영포(嶺布)라 하고, 그 가운데 안동에서 나는 것을 안동포(安東布)라 한다. 강원도에서 나는 것은 강포(江布)라 하며, 강포는 상포(常布)라고도 부른다. 왜냐하면 [아마도 북포와] 비교할 때 올이 거칠고 값이 헐하기에 상포(喪布)로 많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평하였다.

오늘날 강원도에서 재배하고 있는 삼베는 삼척의 하장, 정선의 동면, 평창의 방림 등지에서 조금 재배할 뿐이다. 이제 그 명맥이 차츰 끊겨 가고 있다.

삼은 섬유용 삼과 종자용 삼이 있다. 섬유용 삼은 3~4월에 재배하여 7~8월에 이르면 삼 껍질을 벗겨낸다. 벗겨낸 삼 껍질을 강원도에서는 피삼[안동에서는 ‘계추리’라고 부름]이라 부르며, 이것을 가지고 비로소 길쌈을 하여 의류 재료인 삼베를 만들어 낸다.

1. 피삼 삼기

삼베를 얻는 첫 번째 과정은 피삼 삼기다. 피삼을 삼는다는 것은 피삼을 쪼개어서 이어 붙이는 과정 전체를 통칭하는 것이지만 좁은 의미로 볼 때는 쪼갠 삼을 이어 붙이는 작업만을 지칭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그 세부 과정은 피삼 물에 적시기, 피삼 토프기, 피삼 쪼개기, 피삼 삼기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하여 다 삼은 피삼을 뭉치로 만들어서 햇볕에 말린 후 보관한다. 이 과정을 통하여 얻은 것을 ‘삼뭉테기’[또는 삼 삼은 거]라 부른다.

피삼 삼기는 농가가 한가할 때 하는 것이지만 혼자서 피삼을 삼다 보면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농한기가 되어 피삼을 삼을 때가 되면 비오리삼을 한다. 오늘은 누구네 삼을 하니 그 집에 가서 삼을 삼아 주고 내일은 또 누구네 집 삼을 삼아 주자는 식으로 일종의 품앗이를 하는 것을 비오리삼이라 하였다. 비오리삼을 하게 되면 집집마다 먹을거리를 풍성하게장만한다. 이를 안 동네 남자들이 먼저 그 음식들을 먹어 치워서 오히려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잘 먹었다. 심한 경우 여성들은 먹을 것이 없을 수도 있었다.

피삼은 삼을 때마다 체에 담아 놓는다. 피삼 삼기를 마치면 다 삼은 피삼을 햇볕이나 따뜻한 방에서 말려야 한다. 물에 적셔서 피삼을 삼았기 때문에 말리지 않으면 썩기 때문이다. 물론 말릴 때는 체에 담겨 있던 피삼을 꺼내 흩어놓고 말려야 한다. 예를 들어 바깥에서 말리려면 자리를 깔아 놓고 그 위에 피삼을 쏟아서 말리면 되고, 방 안이라면 역시 피삼 삼은 것을 방 안 여기저기에 헤쳐 놓고 말리면 된다. 이렇게 하여 피삼 삼은 것이 다 말리면 그것을 뭉쳐서 뭉테기[뭉치]로 만들어 보관한다. 이를 삼뭉테기[또는 삼뭉치]라 한다.

2. 물레질

삼은 피삼을 물레에 넣어 잣는다. 이를 물레질이라 하고, 물레질을 하여 나온 물질을 삼가락이라고 한다. 물레의 부속품인 가락에 감겨 있다고 하여 삼가락이라 불렀다. 삼가락이란 이름은 물레의 부속품인 물레가락을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하고 그 부속에 감긴 삼실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실가락이라 하기도 한다.

물레가락에 돌돌 감기는 것이 바로 삼가락이다. 그런데 물레가락에 곧바로 삼실을 감는 것은 아니다. 원래의 물레가락에 옥수수잎이나 산죽(山竹) 또는 짚으로 둘둘 감아 놓는데 이를 가락옷이라 한다. 실제 삼실을 감는 것은 이 위에 감는 것이다. 가락에 옷을 입히는 것은 쇠가락에 삼실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고, 나중에 쇠가락을 빼내기 쉽게 하기 위하여 옷을 입힌다.

3. 잿물 과정 전의 돌개질

물레에 자아 실가락을 만든 다음 그것을 다시 돌개지[또는 돌개]에 감아 실가락을 풀어서 실기지를 만든다. 돌개지에 감아 푸는 작업을 돌개질이라 한다.

돌개지는 댕대바리, 돌개, 새꽂이, 돌개꽂이로 이루어진다. 댕대바리는 받침대이기 때문에 아무거나 사용하여도 상관은 없지만 강원도에서 사용되는 댕대바리는 상당히 아름다운 조형미가 느껴지는 괴목을 수집하여 만들어서 사용한다. 새꽂이는 새를 구분하기 위하여 걸어 두는 막대기다. 이 부분에 감을 때는 한 번은 위로 감고 또 한 번은 아래로, 즉 ∞자형으로 감는다. 이렇게 감는 이유는 새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이 사이로 끈을 집어 넣어 묶기에 편하다.

돌개질하는 과정에 절수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절수기란 쇠가락을 꽂아 놓은 도구이다. 절수기째로 든 채 돌개질하여도 무방하다.

돌개질을 한 실기지는 잿물에 이겨야 한다. 잿물에 이기기 전 단계인 실기지는 아직 피삼을 잘게 쪼개어 이어 붙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피삼 상태에서 실로 만들어 주기 위하여 잿물에 이겨야 한다.

4. 잿물에 이기기

삼가락에 있는 삼실은 아직 피삼 상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색깔이 아직은 갈색을 띤다. 이 삼실을 풀어서 실기지로 만든 다음 갈색을 벗겨 내기 위하여 잿물에 삶는다. 끓인 잿물에 잠시 동안 담가 두었다가 꺼내 이 잿물을 다시 털어 내야 한다. 잿물에 삶은 실기지는 커다란 고무함지에 담아 방안에 놓아두고 사나흘 동안 불을 때어서 잿물에 완전히 이겨야 한다. 이기는 과정에 수시로 실기지를 살펴보면서 위에 것은 아래로 아랫것은 위로 바꾸어 준다. 이렇게 해야 실기지가 골고루 이겨진다. 잿물에 담그는 것은 실기지를 부드럽게 하고 노란빛 삼베 색깔을 얻기 위하여 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이렇게 해야 피삼에 붙어 있는 껍질이 쉽게 벗겨져서 깨끗한 실기지를 얻을 수 있다.

사나흘이 지나면 이렇게 이긴 실기지를 꺼내 개울물에 집어넣어 또 하루 이틀 동안 잿물을 우려낸다. 잿물이 남아 있으면 삼실이 삭아 쉽게 부스러지기 때문에 완전히 잿물을 빼내야 좋은 삼실을 얻을 수 있다. 예전엔 치자를 물에 풀어서 5~6시간 후에 꺼내 말리면 노란 빛깔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은 옥시크린에 담갔다가 다시 냇물에 1~2일을 담그는데 이렇게 해야 더 좋은 색을 얻을 수 있다.

5. 잿물 과정 후의 돌개질

이상과 같이 잿물에 이긴 후 노랗게 된 실기지를 다시 한 번 돌개지에 넣어 돌린다. 이 실기지를 가지고 다음 단계인 베 날기를 한다. 잿물 과정 전의 실기지는 갈색이지만 잿물 과정 후의 실기지는 연한 노란색을 띤다.[이를 하얗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잿물 과정 전의 돌개질을 실을 푼다고 하고, 잿물 과정 후의 돌개질은 실을 내린다고 표현한다.

6. 베 날기

실기지가 된 삼실을 날틀에 내리면 실바대기[또는 바대기실]가 된다. 날틀은 주로 마당에 설치하기 때문에 볕이 잘 들고 바람 없는 날을 택하여 날틀을 설치해서 작업을 한다. 이 과정을 ‘베를 난다’고 한다. 이 과정은 다음 과정인 도투마리에 감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 두 가지 과정을 거쳐 베틀에 얹어 놓는 날줄을 완성하게 된다.

7. 도투마리 감기[=베 매기]

날틀을 이용하여 베를 내리면 도투마리에 이를 감아 베틀에 올려놓을 날줄을 완성한다. 들말에 도투마리와 여기에 붙어 있는 배비를 얹어 놓고 실에 풀을 바른 다음 도투마리를 덜렁 들어 휙 돌려 감으면 끈개[또는 끄싱개]가 딸려온다. 그렇게 해서 배비를 다 감으면 이 작업은 끝이 난다.

8. 베 짜기

이상과 같이 날줄 만드는 작업을 마치면 씨줄인 북을 준비한다. 북 속에는 실바대기를 꾸리로 만들어 놓은 것이 들어가 있다. 준비가 끝나면 베틀을 조립한다. 평상시 베틀은 분해해서 처마 끝에 매달아 놓거나 창고에 보관하다가 베틀을 놓을 때가 되면 꺼내 조립하면 된다. 숙련된 사람이면 10분 정도면 조립할 수 있다.

베틀을 준비해서 이미 만들어 놓은 날줄인 도투마리를 얹어 놓고 옆에 씨줄인 북과 베를 짜는데 소용되는 방망이, 취활[최활], 베칼, 물 한 대접, 바디에 칠할 참기름[요즘은 식용유] 등을 갖다 놓고 본격 베를 짠다. 베를 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앉을개에 앉아 분테를 허리에 감고 끌신을 신는다. 도투마리로부터 말코에 이르는 날줄 사이에 눌림대, 잉앳대, 속대, 바디집 등이 있다. 그 사이에 상하로 공간이 생긴다. 그 사이로 씨줄인 북을 좌우로 넣으면 가로와 세로가 교차하면서 비로소 삼베가 만들어진다. 좌우로 한 번씩 북을 넣을 때마다 바디를 내려쳐서 실과 실 사이 간격이 덜 성기게 만든다. 씨줄인 꾸리는 다 사용하면 다른 꾸리를 북에 집어넣어 연결해서 사용한다. 어느 정도 베를 짜면[25~30㎝ 길이] 짠 부분에 방망이에 물을 묻혀서 가로와 세로로 방망이를 번갈아 세우고 눕혀서 문지른다. 이렇게 해야 베가 촘촘하고 탄력이 생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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