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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700015
한자 三陟-
영어공식명칭 Banga(a Traditional Mill) at Samcheok
분야 역사/근현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삼척시
집필자 최장순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89년 3월 7일 - 삼척 대이리 통방아 중요민속문화재 제222호 지정
삼척 대이리 통방아 -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 870[대이리 209-1]지도보기
삼척 신리 통방아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신리 488-1[신리]지도보기

[정의]

강원도 삼척 지역에서 곡식을 빻거나 찧는 데 쓰는 용구.

[개설]

통방아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임진왜란 때 조선 도공들이 끌려가서 일본에 전해 주었다고 하니 그 이전에 존재한 것은 분명하다.

통방아는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개울가에 통방아를 설치한다.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에 위치한 통방아는 100여 년 전에 마을의 방앗간 기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일명 통방아, 물방아, 벼락방아라고도 한다. 벼락방아라는 말은 물통이 담긴 물이 쏟아지면서 내는 소리가 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으로 여겨진다.

통방아는 확[호박], 공이, 수통[수대], 방아머리, 버팀목 등으로 구성된다. 물이 차면 공이가 치켜졌다가 물이 쏟아지면 앞쪽이 무거워져 내리꽂히면서 공이가 확의 곡식을 찧도록 만들어졌다. 삼척에는 신기면 대이리마을과 도계읍 신리마을에 국가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통방아가 현존하고 있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도계읍 신리에 통방아가 널리 설치된 배경은 깊은 산간마을로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가뭄에도 끊이지 않은 데다 박달나무, 소나무, 참나무, 싸리나무, 칡덩굴 등 주변에 통방아 재목이 될 만한 것이 풍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또 지난날 삼베를 많이 했다는 것으로 보아 삼베의 속대인 겨릅[또는 저릅] 등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통방앗간의 지붕 잇기에 수월하였기 때문이다.

통방아는 삼척 산간 지역에서 재배하던 조, 기장, 보리, 옥수수 등을 찧거나 빻는 일에 디딜방아처럼 사람의 수고를 크게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산간 지역 특성상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농토를 경작해야 하는 농민들에게 확에다 일정량의 곡식을 넣어놓고서 일정한 시간 뒤에 와서 곡식을 교체하면 다른 농사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통방아는 더욱더 필요하였다. 통방앗간의 형태는 확과 공이 위쪽에 원추형으로 서까래를 세웠다. 대이리 통방아는 참나무 껍질로 벗겨서 만든 굴피로 외피를 덮은 움집형이고, 신리 통방아는 삼베 속대인 겨릅으로 외피를 덮은 움집형이다.

[물레방아 작동 원리]

삼척 지역의 물레방아는 예부터 곡식을 찧고 빻는 데 많이 사용하였다. 그 가운데에서도 조와 기장 등을 많이 찧었다. 물레방아는 바퀴[수차], 방아, 주변 부재 등으로 구성된다. 축에서 네 개의 바퀴살, 즉 십자목이 물레바퀴를 지탱하고 있다. 못은 철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못을 사용한다.

작동하는 원리는 디딜방아와 같지만 사람의 발힘이 아닌 물레바퀴를 이용해서 방아를 찧기 때문에 디딜방아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또 물레바퀴와 연결된 축[굴통]의 양쪽에 방아눌림목을 이용하여 방아채를 눌러 주기 때문에 작업 능력은 훨씬 나아지지만 낙차가 상당히 있는 물가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지리 조건이 구비되어야 설치가 가능하다.

[삼척 통방아의 부분 명칭]

1.물홈 : 물통으로 물이 잘 흘러 내려갈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수로를 일컫는다. 물을 통방아의 물통으로 공급하는 마지막 장치다. 홈이라고도 한다.

2. 방아몸체 : 방아머리, 방아허리, 물통으로 이루어진 통방아의 몸통[체(體)]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대체로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로 만든다. 방아채, 방아몸통이라고도 한다.

3. 공이 : 방아머리에 끼워져서 곡식을 찧거나 빻는 나무이다. 흔히 박달나무, 참나무, 소나무로 만든다. 끝에는 공이가 잘 닳지 않도록 쇠테를 박기도 한다.

4. 공이받이 : 방아머리 밑에다 공이와의 사이에 끼워 대는 것이다. 방아공이와 같은 모양으로 구멍을 뚫고 끼워 대는 것으로, 방아머리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풍판이라고도 한다.

5. 확 : 바닥에 묻어서 곡식을 넣어 찧거나 빻을 수 있도록 돌로 만든, 일종의 돌그릇이다. 대체로 석공을 불러 화강석을 쪼아서 만들었다. 윗부분이 넓으며, 아랫부분으로 내려갈수록 좁아진다. 돌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돌확이라고도 하며, 호박이라고도 한다. 삼척 지역에서는 호박이라는 명칭을 즐겨 쓴다.

6. 방아머리 : 방아몸체에서 공이를 끼운 부분을 이른다.

7. 방아상투 : 방아를 찧는 도중에 잠시 쉬거나 할 경우 굉금대를 고이기 쉽도록, 또는 방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서까래에 매달기 쉽도록 사람 머리 위에 튼 상투처럼 방아머리 끝에 박아 돌출시킨 나무를 말한다. 현재 이 부분은 대이리마을의 통방아나 신리마을의 통방아에는 없다. 그러나 천은사 통방아는 방아몸체 머리 부분에 쇠사슬로 된 상투가 있어서 방아를 가동시키지 않을 때 서까래에 내려뜨린 줄에 매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8. 방아허리 : 방아몸체의 중간 부분을 말한다. 바허리라고도 한다.

9. 물통 : 물을 담을 수 있도록 구유통처럼 깎아 낸 부분을 말한다. 수통 또는 수대라고도 한다.

10. 쌀개 : 방아허리와 물통 사이의 방아몸체에 끼운 나무로 챗목에 가로 얹혀서 방아를 받치는 나무를 일컫는다. 지렛대의 지점 역할을 한다. 흔히 참나무로 만든다. 삼척 지역에서는 살개라고도 한다.

11. 쌀개목 : 챗목 밑에 놓여서 쌀개를 받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참나무로 된 통나무를 그대로 갖다 놓는다. 살개목 또는 목나무라고도 한다.

12. 챗목 : 쌀개를 걸칠 수 있도록 양쪽에다 걸 수 있게 된 나무를 말한다. 챗나무 또는 까치발이라고도 한다. 흔히 참나무로 만든다. 명칭이 챗목인 이유는 빻은 곡식을 채가름 할 때 밑에 받치는 채 받침목과 비슷해서 붙인 것으로 여겨진다.

13. 받침목 : 챗목 양쪽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챗목 밑에 댄 나무를 말한다. 챗목받침목, 머릿나무라고도 한다. 흔히 참나무로 만든다.

14. 동곳 : 쌀개를 고정시키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챗목 끝에 뚫은 구멍에다 참나무로 송곳처럼 깎아서 끼워 넣은 나무를 말한다.

15. 굉금대 : 방아확에서 찧거나 빻은 곡식을 꺼낼 때 또는 방아를 쓰지 않을 때 방아 공이가 있는 방아머리를 받치도록 괴어 놓는 짧은 막대기를 일컫는다. 괴밑대라고도 한다.

16. 둑 : 산간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의 안정 공급을 위한 장치의 하나이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일정량의 물을 막아서 도수로로 흘려보내는 구조물을 말한다. 보(洑)라고도 한다.

17. 도수로 : 둑에서 막은 물을 통방아의 물홈까지 인도하는, 일종의 작은 수로[도랑]를 말한다. 봇도랑이라고도 한다.

18. 물조정판 : 물홈에서 통방아로 떨어질 물을 유입시키고 차단시키는 장치이다. 보통 송판 널로 만든다. 이것은 물홈에 수직으로 끼웠다 뺏다 하여 물레방아로 떨어지는 물의 유입과 차단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끼우는 높이를 조정해서 방아로 떨어지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현재 신리마을 통방아의 물홈은 U자형의 통나무로 만들어서 이것을 설치하기가 곤란할 뿐만 아니라 물조정판이 없다.

19. 퇴수로 :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개천의 수량이 많아져서 너무 많은 물이 유입되어 통방아의 회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보와 통방아 사이에다 물이 도수로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든 수로(도랑)를 말한다. 이는 물레방아로 유입되는 물의 양을 조정하는 일차 역할을 한다. 이차 수량 조정은 물조정판에서 한다.

20. 방아터 : 방아 주위의 공간까지를 포함한다.

21. 방아자리 : 단순한 건물의 자리를 말한다.

22. 구조(構造) : 짜임새를 말한다.

23. 가구(架構) : 뼈대를 일컫는다.

24. 지붕틀 : 뼈대 위 지붕의 짜임새를 말한다.

25. 원추형지붕[고깔지붕] : 원뿔 형태의 지붕을 말한다.

26. 꼭지 : 원추형 지붕의 꼭대기[정상부]를 이른다.

27. 서까래 : 안쪽에서 꼭지까지 올라가는 다소 긴 서까래를 말한다. 지름 120㎜의 나무가 사용되었다.

28. 너시래 : 잔가지로 서까래를 일정한 간격으로 고정시키기 위해 수평으로 걸쳐 댄 나뭇가지를 말한다. 흔히 휘기 쉬운 싸리나무나 산죽을 여러 개 겹쳐서 사용한다. 원추형으로 세워진 서까래를 일정한 간격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수평재로, 보수할 때는 지름 30㎜ 정도의 잔가지 나무를 사용한다.

29. 겨릅 : 재배한 대마를 삶아서 껍질은 벗겨 삼베 천을 만들고 그 속대를 ‘겨릅’[또는 저릅]이라 한다. 이것은 이엉으로 쓰거나 이엉을 받치는 바탕 재료로 쓰인다. 삼베대라고도 한다.

30. 이엉 : 보통 풀잎이나 볏짚 등을 엮어서 지붕을 잇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겨릅을 잇는 것을 말한다.

31. 굴피 : 참나무[상수리나무] 껍질을 일컫는다. 이것을 벗겨서 지붕을 이은 집을 굴피집이라고 한다. 굴피는 코르크(cork)층이 두꺼운 굵은 참나무의 껍질이다. 절기로 처서(處暑) 전후에 벗겨내 사용한다. 이유는 처서를 전후해서 벗겨야 나무가 죽지 않고 몇 년 후 코르크층이 재생되기 때문이다. 옛말에 “천년 기와 만년 보치”가 있는데 여기서 보치가 바로 굴피이다. 그러나 굴피는 옛말처럼 만년까지는 가지 않는다. 굴피는 빨리 부패가 되기 때문에 3년 정도 지나면 기존의 쓸 만한 굴피와 새로 벗겨서 말린 굴피를 섞어서 지붕을 새로 갈아 이어야 한다. 이들 굴피껍질은 날씨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굴피껍질은 비에 젖어서 습기가 많으면 팽창해서 사이사이 벌어지는 틈을 메우는 조절을 스스로 하고, 그 반대로 햇볕을 받아 마르면 줄어들어서 틈을 만들어 통풍이 쉽게 되도록 한다.

32. 매 : 바람에 굴피가 날아가지 않도록 매는 줄을 말한다. 흔히 칡덩굴이 사용된다.

33. 누름목 : 굴피가 바람에 날아가거나 뒤집히지 않도록 눌러놓은 나무를 말한다. 지름 120㎜의 나무가 사용된다.

34. 노 : 서로 묶어 주는 끈을 이른다. 여기서는 칡덩굴이 사용되었다.

[삼척 통방아의 구성 요소]

방아몸체는 크게 방아머리, 방아허리, 물통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방아몸체만으로는 방아를 찧을 수 없어서 부대 장치나 시설이 필요하다. 방아머리에는 공이를 박아야 하고, 방아의 기본 원리라 할 수 있는 시소 원리가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중심축(지점)에 해당하는 쌀개를 설치해야 한다. 통방아는 무게나 크기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쌀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챗목[챗나무]을 쌀개 아래에 받치고, 챗목을 받쳐 주는 받침목을 챗목 아래에 설치해야 한다. 이처럼 통방아는 방아몸체 외에도 시소 원리에 의해 방아머리와 물통이 서로 바꿔 가면서 오르내릴 수 있도록 지점 역할을 하는 쌀개를 비롯하여 쌀개를 받치는 챗목과 이를 받치는 받침목이 있어야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 또 방아머리에 끼워져 있는 방아공이도 확의 중심에 제대로 떨어져야 잘 찧을 수 있기 때문에 중심이 잘 맞아야 한다.

통방아의 작동은 온전히 물의 무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통방아의 구조는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물을 받을 수 있도록 제작한다. 통방아는 물을 담고 쏟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 이 때문에 디딜방아나 물레방아처럼 도정 속도를 임의로 빨리 할 수가 없어서 방아의 크기, 즉 방아머리 무게와 물통 크기를 조절하여 도정 능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 방아머리를 크게 하려면 그것을 들어올릴 수 있는 물통의 용량도 커야 한다. 이에 따라 방아 크기를 크게 할수록 도정 능력이 커지지만 흘러 내려오는 물의 양을 고려하여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물통 크기가 크고 이에 따라 방아머리도 크다면 훨씬 많은 양의 곡식을 도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고려할 사항으로 물이 내려오는 도수로의 폭과 깊이도 중요하고, 이와 함께 물홈으로 내려가는 물의 양을 조정할 수 있는 물조정판 등도 매우 중요하다. 흐르는 물의 속도와 양을 조정하여 방아의 찧는 속도를 빨리 할 수도 늦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통방아는 물레방아를 설치하기에 지반 고저차와 위치가 부적합하거나 수원의 양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주로 설치하였다. 이에 따라서 지반 고저차가 제대로 나오고 수량이 많은 개울이나 냇가에는 물레방아를 설치하고, 수량이 많다 하더라도 물레방아를 설치하기에는 낙차가 충분하지 않은 지형 조건에서는 통방아를 설치하였다. 삼척 신리마을에서도 같은 하천 계곡임에도 물의 양이 적은 위쪽의 계곡에 통방아가 설치되어 있고, 이에 비해 물의 양이 많은 아래쪽에 물레방아가 설치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통방아는 물레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낙차가 물레방아보다 크지 않아도 가능하다. 물레방아가 물의 낙차를 바퀴의 회전력으로 바꾸고 다시 그 회전력을 이용해 방아를 찧는다고 한다면 통방아는 시소 원리에 의해 물의 무게, 즉 중력을 이용하여 방아머리를 들어 올렸다가 물통의 물이 쏟아지고 나면 방아머리가 떨어져서 방아를 찧게 된다. 이런 점에서 통방아는 형태나 작동 원리가 디딜방아와 매우 비슷하다. 디딜방아는 사람의 힘으로 방아머리를 들어 올려 찧는 것을 통방아에서는 물통에 물을 받아서 그 힘으로 방아머리를 들어 올려 찧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방아는 일종의 무인 도정 도구라 할 수 있다. 물을 이용한 무인 도정 도구에는 통방아와 물레방아가 있다. 작동 원리나 도정 능력 면에서 볼 때 물레방아가 훨씬 발달된 형태이다. 발달 과정으로 보면 통방아는 디딜방아와 물레방아의 중간 단계에 속한다. 이처럼 통방아는 디딜방아와 물레방아 중간 단계에 속하는 무인 도정 도구로서 작업 효율성 측면에서는 물레방아보다 떨어지지만 작동 원리가 간편하고 설치가 용이하여 물레방아보다 많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통방아가 물레방아보다 많이 건립된 이유는 통방아를 만드는 것 자체가 전문 기술자를 모셔다가 만드는 물레방아보다 훨씬 간단할 뿐만 아니라 방앗간을 짓는데도 통방앗간은 면적이 작고 원추형으로 되어 있어 개인이나 마을 주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적은 비용으로 지을 수 있는 데 반해 물레방아는 전문 기술자를 초빙해서 물레바퀴를 만들고 물레방앗간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통방아의 방아머리 부분은 원추형 덧집 안쪽으로 넣어서 도정 작업 때 눈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덧집이 곧 통방앗간인 셈이다. 현재 복원된 통방앗간보다 규모가 훨씬 컸던 마을 공용 통방앗간의 경우 야간이나 동절기에도 통방아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통방앗간 내부에 부엌 아궁이처럼 만들어 난방과 조명 역할을 했다. 이것은 위에 돌로 덮고, 연통을 바깥으로 내 연기는 뽑아내고 빛과 열을 이용해서 조명과 난방을 하였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삼척 대이리마을신리마을의 너와집 및 굴피집에서 볼 수 있는 화티[화로(火爐)]와 유사한 형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척 물레방아의 부분 명칭]

1. 물홈 : 물되박으로 물이 잘 흘러 내려가도록 나무로 만든 수로를 말한다. 홈이라고도 한다. 물이 물레방아에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물의 낙차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위치를 잘 선정해야 한다. 도수로를 통과한 물은 물레방아로 떨어지기 직전에 물홈을 통과하게 된다. 대체로 두꺼운 판자로 만들지만 현재 삼척 신리마을 물레방아의 물홈은 속을 파낸 통나무로 되어 있다.

2. 물조정판 : 물홈에서 물레방아로 떨어질 물을 유입시키고 차단시키는 장치로, 흔히 송판 널로 만든다. 이것은 물홈에 수직으로 끼웠다 뺏다 하여 물레방아로 떨어지는 물의 유입과 차단뿐만 아니라 끼우는 높이를 조정하여 방아로 떨어지는 물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판이다. 현재 삼척 신리마을 물레방아에는 물홈이 둥근 원형으로 되어 있어 물조정판이 없다.

3. 물주입대 : 물홈의 양쪽에 설치된 것으로,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 속을 파내고 물이 굴통과 베개목이 서로 맞닿은 부분에 떨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이것은 물홈 양쪽에 꽂아 굴통과 베개목이 서로 닿으면서 마찰이 생기는 부분에 물주입대 장치를 통하여 물이 떨어지도록 하는 장치이다. 이것으로 인해 굴통과 베개목이 서로 맞닿으면서 생기는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도 하며 마찰로 인하여 생긴 열을 식히는 냉각수 역할도 한다. 현재 신리의 물레방아에는 물주입대가 없어져서 보이지 않는다.

4. 퇴수로 : 물레방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물레방아로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물홈 앞부분에서 물을 막아 물이 하천으로 빠져나가도록 만든 수로를 말한다. 이는 물레방아로 떨어지는 물을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5. 물레바퀴 : 둥근 원형으로 회전하는 바퀴를 말한다.

6. 물레바퀴살 : 물레바퀴를 지탱하도록 해 주는 살을 일컫는다. 생긴 모양대로 십(十)자목이라고 한다. 회전축에 해당하는 굴통에 열십자 형태로 댄 나무를 말한다.

7. 굴통 : 물레바퀴의 회전축을 말한다. 베개목과 맞닿은 부분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원형으로 깎아 만든다. 굴대 또는 둥글목이라고도 한다.

8. 베개목 : 굴통을 받치는 나무를 말한다. 굴대받침목 또는 둥글받침목이라고도 한다.

9. 동곳 : 굴통이 회전하면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베개목에 구멍을 뚫어서 꽂아 놓은 나무를 말한다. 굴대보조목 또는 둥글보조목이라고도 한다.

10. 눌림목 : 굴통에 방아몸체를 눌러 주게끔 설치된 것으로, 물레바퀴 양쪽 굴통에 서로 90도 각도로 엇갈리게 두 개가 설치되어 있다. 물레바퀴가 회전하는 동안 계속해서 방아몸체를 눌러 주어 방아공이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서로 수직이어서 물레바퀴가 한 바퀴 회전하는 동안 방아는 각각의 방아눌림목으로 인해 두 번씩 모두 4회를 찧게 된다. 눌림대 또는 발이라고도 한다.

11. 볼씨 : 방아몸체에 달려 있는 쌀개를 받치는 나무를 말한다. 흔히 통나무를 갖다 놓고 쌀개가 놓이는 부분에 홈을 파서 이 지점에서 방아몸체가 오르락내리락 하게끔 만든다. 쌀개목 또는 살개목이라고도 한다.

12. 쌀개 : 방아몸체에 꿰어 둔 나무이다. 볼씨 위에 가로 얹혀서 방아의 지지점 역할을 한다. 방아쌀개라고도 한다. 삼척 신리마을에서는 ‘살개’로 불린다.

13. 방아몸체 : 방아머리, 방아허리, 방아다리로 이루어진 방아의 몸통 부분을 일컫는다. 물레방아의 방아몸체는 외다리방아라고 보면 된다. 방아채 또는 방아몸통이라고 하기도 한다.

14. 방아머리 : 방아몸체에서 공이를 끼우는 부분을 말한다.

15. 방아허리 : 방아몸체의 중간 부분을 말한다. 대개가 여인의 허리처럼 짤록하게 되어 있다.

16. 굉금대 : 확에서 찧거나 빻은 곡식을 꺼낼 때, 방아를 쓰지 않을 때 방아 공이가 있는 방아 머리를 받치도록 괴어 놓는 짧은 막대기를 일컫는다. 괴밑대라고도 한다.

17. 공이 : 방아머리에 끼워져서 곡물을 찧거나 빻는 몽동이 형태의 나무, 돌, 무쇠를 일컫는다. 나무로 된 것을 나무공이, 돌로 된 것을 돌공이, 무쇠로 된 곳을 무쇠공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들을 통틀어 방아공이라고도 한다.

18. 확 : 바닥에 묻어서 곡물을 넣고 찧거나 빻는 작은 절구 형태의 돌을 일컫는다. 호박이라고도 하고, 돌로 되어 있어서 돌확이라고도 한다.

19. 월판 : 물레바퀴의 옆 언저리를 이루는 것으로, 둥근 원으로 된 나무판을 말한다. 월판 안쪽에 홈을 만든 다음 살판을 끼운다.

20. 살판 : 물레바퀴에서 월판과 월판 사이에 물되박을 만들기 위해 가로로 대는 판자를 말한다. 물레살 또는 방아널이라고도 한다.

21. 물되박 : 물레바퀴에서 살판과 살판 사이에 물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각각의 칸을 말한다.

22. 바닥판 : 두 개의 월판과 살판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되박의 바닥판을 이른다.

23. 둑 : 산간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을 하기 위한 장치의 하나로,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일정량의 물을 막아 도수로로 흘려보내는 장치를 말한다. 보라고도 한다.

24. 도수로 : 둑에서 막은 물을 물레방아의 물홈까지 유도하는, 일종의 도랑을 말한다. 봇도랑이라고도 한다.

[삼척 물레방아 제작 방법]

1. 굴통과 눌림목

굴통은 다른 말로 굴대라고도 한다. 물레바퀴의 회전축이다. 베개목과 맞닿은 부분이다. 이 부분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원형으로 깎아 만든다. 물레방아에서 물의 낙차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변화시켜 주는 장치인 굴통의 재료로는 흔히 소나무가 사용된다. 곧고 긴 나무를 쓰고, 끝마구리[말구(末口)]와 밑마구리의 테이퍼(taper)가 적은 것이 좋다. 최소한도의 휜 정도는 양쪽 베개목 위에 놓이는 굴통 원형 부분의 중심선과 물레바퀴살이 교차하는 중심선이 서로 일직선을 이루어야 한다. 중심선이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물레바퀴가 회전할 때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굴통의 양 마구리 부분을 십자형으로 먹선을 먹여서 그 중심을 잡은 다음 톱으로 굴통을 켜고 다듬는다.

2003년 이전의 굴통 형태는 8각형이었지만 태풍 루사와 매미로 파손된 부분을 복구하면서 이때 원형으로 되었다가 2011년에 썩어 부패한 것을 교체한 뒤 사각형으로 변모되었다. 여러 정황상 2003년 이전에 만들어진 8각형 굴통은 김병식 씨, 2003년에 복구된 원형 굴통은 대목 엄재진 씨가 각각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사각형 굴통은 대목 문종선 씨가 만든 것으로 여겨진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불합리하게 만든 것은 원형으로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베개목 위에 어떠한 턱이 없이 얹혀 있어 물레방아가 회전하면서 굴통이 좌우로 이동하여 잘못하다간 굴통이 베개목 위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2011년에 제작된 굴통은 사각형으로, 베개목 위에 놓이는 부분만을 원형으로 만들어서 회전할 때 빠지지 않고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만 이 부분에는 회전하면서 생기는 마찰에 견디도록 구멍을 파서 이곳에 박달나무 쐐기를 두 줄이나 세 줄로 돌아가며 박아야 하는데 빠져 있어 아쉽다.

눌림목은 눌림대 또는 발이라고도 한다. 굴통에 방아몸체를 눌러 주게끔 설치된 것이다. 물레바퀴 양쪽으로 두 개가 있다. 물레바퀴가 회전하는 동안 계속해서 방아몸체를 눌러 주어 방아공이를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것들은 서로 수직이어서 물레바퀴가 한 바퀴 회전하는 동안 방아는 각각의 방아 눌림목으로 인해 두 번씩 모두 4회를 찧게 된다.

이 부분에서도 복원하면서 잘못된 점이 눈에 띈다. 2003년 이전의 것과 2011년 이후의 것은 방아 눌림목의 구멍이 서로 90도 방향으로 되어 있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두 개의 방아다리를 눌러 주도록 되어 있지만 2003년에 제작된 굴통은 같은 방향으로 방아 눌림목의 구멍을 뚫어 놓음으로써 동시에 2개의 방아다리를 눌러 주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크게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2011년에 새로 제작된 굴통의 굵기는 직경 300㎜ 정도이며, 길이는 3500㎜ 정도이다. 방아 눌림목의 길이는 1200㎜에 160×84㎜의 각재를 사용하였다.

2. 베개목과 동곳

지면에 접해 있는 베개목은 굴대받침목이라고 하며, 회전하면서 돌아가는 굴통을 밑에서 받치는 역할을 한다. 동곳은 굴통보조목이라고도 한다. 굴통이 회전하면서 앞뒤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빠져나가지도 못하게끔 회전하는 굴통 앞뒤로 베개목 위에 구멍을 파서 끼운 나무를 말한다.

목재의 최대 결점 가운데 하나는 썩음[부식(腐蝕), decay]이다. 이런 점에서 베개목은 항상 지면에 접해 있어 썩기 쉽기 때문에 통나무를 간단히 치목하여 피죽만 제거하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야 습기에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지면에 베개목을 놓을 때는 성장하면서 햇볕을 많이 받은 나무의 등은 아래로 가게 하고 반대 부분인 나무의 배는 위로 가게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목재의 단면을 보면 목재의 연륜이 치밀하게 된 것이 배 부분이고, 연륜이 치밀하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부분에서 목재의 갈라짐과 같은 목재의 흠이 덜해서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부분은 항상 노출되어 있어서 물에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하여 수축 변형이 자주 일어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더 썩지 않는다.

베개목에 동곳 단면 크기 사각형의 구멍을 앞뒤로 파고, 이곳 구멍에 사각형 단면의 동곳을 통으로 끼워 맞춘 후 박달나무 쐐기를 박아 단단히 고정시킨다. 오래 사용하면 동곳이 벌어지기 때문에 벌어지지 않도록 긴 동곳 보조 막대를 방앗간 벽체 쪽으로 덧대어 설치하기도 한다.

3. 물레바퀴살과 월판

자전거 바퀴가 휘거나 구부러지지 않도록 원의 중심을 향하여 잡아당겨 주는 것을 자전거 바퀴살이라고 하듯 물레바퀴가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 주는 것을 물레바퀴살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십자목이라는 말보다 물레바퀴살이 더 정확한 명칭이다.

물레바퀴살은 물홈으로 떨어지는 물의 낙차에너지를 원활하게 굴통에 전달하는 부재로, 삼척 신리마을 물레방아의 경우 4개의 물레바퀴살이 십자 형태로 굴통과 물레바퀴를 연결시켜 주기 때문에 십자목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 물레방아의 경우 물레바퀴살이 8개이기 때문에 이를 십자목이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서 공용어가 되려면 십자목보다 물레바퀴살이라는 용어가 맞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바퀴살은 회전축에 해당하는 굴통에 십자 형태로 각형 나무[90×90㎜]를 월판 양쪽에 댄 것으로, 굴통의 중심으로부터 양방향으로 각각 415㎜ 정도 떨어진 곳에 서로 90도 각도로 직교하게끔 설치되어 있다. 이때 끼워서 댄 물레바퀴살의 맞춤을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해 쐐기(wedge)를 굴통과 물레바퀴살이 서로 맞닿는 부분에 친다.

소나무는 건조함의 정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한다. 수축은 수심(pith)이 있는 심재부(心材部, heartwood)에서 적고 갓 둘레 변재부(邊材部, sapwood)에서 크다. 그리고 나무거죽 면이 붓고 안쪽으로 우그러든다. 이러한 이유에서 물레바퀴의 월판은 소나무의 심재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변재 부분을 사용하면 나중에 물레바퀴가 뒤틀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월판은 물레바퀴의 양옆 언저리를 돌아가면서 둥글게 원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다. 두께 75㎜의 판재를 두 겹으로 서로 덧댄 나무판[폭 180㎜]을 말한다. 보름달처럼 둥글게 원을 이루고 있다 해서 월판이라 한다. 두 개의 월판을 결합시키는 데는 박달나무못을 사용하였다. 박달나무못은 녹이 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단단하고 한번 물을 머금으면 오래 가기 때문에 물에 녹이 스는 쇠못보다는 여러 면에서 효용성이 더 크다.

정선 백전리 물레방아의 살판은 2개의 판재를 월판 사이에 끼웠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만든 것은 떨어지는 물의 낙차에너지와 물의 무게를 최대로 하기 위한 조치이다.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방아 살판 도면은 2003년 보수 당시 잘못된 도면으로 말미암아 현재 살판 모습이 이처럼 바닥판에 직각으로 되어 있지 않고 물이 떨어지는 반대 방향의 각으로 기울어져 있어 떨어지는 물의 낙차에너지와 물의 무게를 동시에 이용해서 돌릴 수 있도록 수정되었다.

4. 볼씨와 쌀개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방아 볼씨는 나무로 되어 있어서 나무볼씨라고도 하고 살개목이라고도 한다. 앞에서 언급한 베개목처럼 볼씨도 항상 지면에 접해 있어 썩기 쉽기 때문에 통나무를 간단히 치목하여 피죽만 제거하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볼씨는 방아 몸체에 달려 있는 쌀개를 받치는 나무로, 대체로 곧은 소나무를 간단히 피죽만 제거하고 치목한 후 갖다 놓는다. 이 볼씨에 쌀개가 놓이는 부분을 십자 형태의 홈을 파서 방아몸체가 이 지점에서 시소 원리로 오르락내리락 하게끔 되어 있다. 쌀개가 놓이는 자리의 홈은 얕고 가느다랗게 파여 있지만 방아몸체가 놓이는 부분의 홈은 방아몸체의 폭에 맞추어 넓고 깊게 파여 있다.

쌀개는 방아쌀개 또는 살개라고도 불린다. 방아몸체에 꿰어둔 나무로, 볼씨에 가로 얹혀서 방아를 받치는 역할을 한다. 대체로 박달나무나 참나무를 쌀개로 사용한다. 작업 순서상 베개목의 단부 위에 볼씨를 올려놓는다. 베개목이나 볼씨나 둘 다 통나무를 간단히 치목하여 사용하고, 둥근 원목으로 설치하다 보니 서로 미끄러져서 어긋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때 밀려나지 않도록 꺽쇠를 사용하여 고정시킨다.

5. 월판 바닥판과 살판

월판 바닥판은 양쪽의 월판과 살판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되박의 바닥을 말한다. 두께 18㎜의 판재를 서로 맞대어 물되박의 바닥판을 구성한다. 이때 맞댈 부분의 틈이 가능한 한 없도록 한다. 월판이 둥근 원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바닥판에 쓰이는 판재는 넓은 것보다 좁은 것이 좋고, 보통 15㎝에서 20㎝ 안팎의 판재를 사용한다.

살판은 물레바퀴에서 월판과 월판 사이에 물되박을 만들기 위해 가로대는 판자를 말한다. 양쪽의 월판과 살판이 서로 물려지도록 물되박 안쪽의 월판을 일정한 간격으로 따내어 홈을 만든 후 살판을 끼웠다. 오래 사용하면 살판이 자주 빠지므로 2003년 이전의 살판을 보면 살판 위에 따로 각재를 대어 살판이 빠지지 않도록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살판이 빠지지 않도록 물레바퀴의 살판 위로 턴버클을 이용하여 둥글게 두른 평철(平鐵)을 쪼일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있다.

6. 방아몸체

방아몸체는 방아의 몸통 부분을 일컫는다. 방아채 또는 방아몸통이라 하기도 한다. 방아몸체를 만들 때는 나무뿌리가 있는 밑동을 방아머리로 삼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방아머리 쪽이 굵고 다리 부분으로 갈수록 조금씩 가늘어진다. 방아 머리가 무거워야 곡식이 잘 찧어지기도 하지만 방아가 단단하여 머리 부분이 쪼개지거나 썩지 않아 방아 몸체 자체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또 물레방아의 방아몸체는 곧은 것이어야 좋은 방앗감으로 친다. 그래야 눌림목의 중심선과 방아다리 끝부분의 중심선과 잘 일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레방아를 오래 사용하면 방아머리 쪽보다 방아다리 부분이 물레바퀴의 물되박에서 떨어지는 물이 튀어 방아다리 부분이 물에 젖어 썩게 되기 때문에 부러지기도 한다. 굴통이 회전하면서 누름목이 방아다리 부분을 눌러줌으로써 방아가 찧어지게 되기 때문에 오래된 방아는 누름목의 끝부분이 닳아서 둥글게 된다. 회전하면서 눌러 주는 누름목의 중심선과 이를 받아서 방아머리를 들어 올리는 방아다리의 중심선이 서로 일치해야 방아공이가 제대로 확의 중심에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누름목과 방아머리의 중심선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아몸체는 주로 삼척 산간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는 참나무·박달나무·소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곧고 바른 모양을 갖춘 것을 최상으로 쳤다. 신리 마을에 거주하면서 문화재 보수 공사를 많이 하는 이곳 토박이 김종훈 씨에 따르면 현재의 물레방아 방아몸체는 박달나무로 만들었다. 박달나무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보다 박달나무가 단단할 뿐만 아니라 물에 젖어도 뒤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7. 공이와 확[호박]

공이는 방아머리에 끼워져서 곡물을 찧거나 빻는, 길쭉하고 둥근 나무 또는 돌을 일컫는다. 방아공이라고도 한다. 방아공이는 무쇠, 돌, 박달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으로 만든다. 대체로 나무공이가 가장 많다. 나무공이도 곡식 종류에 따라 그 종류를 달리하며 썼다. 예컨대 떡방아를 찧거나 콩, 도토리 등을 빻을 때는 단단한 박달나무 또는 참나무 공이를 썼다. 쌀, 조, 기장과 같은 나락을 찧을 때는 소나무공이로 썼다. 박달나무와 참나무가 흔한 강원도 삼척 산간 지역에서는 박달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공이를 많이 사용했다. 소나무공이를 만들려면 30~40년쯤 자란 소나무의 뿌리 쪽을 베어서 껍질을 벗겨 그늘에 말린다. 공이로 사용하기 위해 베어 온 박달나무나 참나무공이 감은 두 달 정도 응달에서 말린 후, 소나무공이 감은 한 달 정도 그늘에서 말린 후 깎아서 방아머리에 끼워 사용한다. 이렇게 응달에서 한 달 내지 두 달 이상 말려야 공이가 터지지 않는다. 삼척 지역에서는 박달나무공이, 참나무공이, 소나무공이를 한 벌씩 마련해 두었다가 용도에 맞게 번갈아 사용했다.

소나무공이를 ‘솔공이’, 참나무공이를 ‘참공이’, 박달나무공이를 ‘박달공이’라 부르기도 한다. 솔공이는 곡물을 찧을 때, 참공이와 박달공이는 콩 따위를 빻아서 가루를 내는 데 각각 썼다. 솔공이는 물러서 해마다 갈지만 박달공이와 참공이는 해거리로 바꾼다.

이런 나무공이를 방아 몸체머리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이 끝을 방아머리 위로 뽑아 올린 다음 방아머리에 구멍을 뚫고 방아머리 옆에서 나무 비녀를 지르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공이 끝을 방아머리 위로 뽑아 올린 다음 쐐기를 쳐서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신리마을 물레방아에는 쐐기를 쳐서 고정시키는 방법을 썼다.

박달나무공이와 참나무공이는 지나치게 단단해서 곡식 알갱이가 잘 부서지고, 돌공이는 나무공이보다 석공이 만들기 때문에 비싸기도 하지만 방아를 찧을 때 잘못하면 확 바닥을 치거나 벽을 때리면 돌가루가 나와서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나무공이가 돌공이, 박달나무공이, 참나무공이보다 덜 단단해서 쌀이나 보리가 깨지지 않는다.

돌공이는 확과 함께 석공이 다듬는다. 돌공이 형태는 나무공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이 구멍은 잘 돌아가지 않도록 네모로 뚫는다. 돌공이는 찧고 빻는 용도로 쓰이는 부분은 돌로 되어 있고, 방아머리에 끼우는 부분은 참나무로 되어 있다. 돌공이를 나무공이에 끼울 수 있도록 윗부분은 납작하게 만들고, 이곳에 구멍이 두 개 뚫어 놓았다. 방아머리에 끼우는 나무공이의 아랫부분에는 ㄷ자 형태로 파내고, 이곳에도 구멍이 두 개 뚫려 있어 돌공이를 끼운 후 구멍을 맞추어 이곳에 철선을 끼워 조임으로써 공이가 서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였다.

무쇠공이를 방아머리에 고정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면에 돌기를 붙인 무쇠공이는 나무공이 끝을 조금 가늘게 다듬어서 무쇠공이 굽통 안에 박는다. 이때 쐐기를 사용하기보다는 베나 헝겊 따위를 끼워서 고정시킨다. 쐐기를 박으면 잘못하다 무쇠공이 굽통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훈 씨에 따르면 본인이 어렸을 적에 주물로 만든 무쇠공이가 아니라 쇠로 된 못 쓰는 베어링 케이스를 나무공이 끝에 박아 사용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다른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공이 끝에 박은 쇠테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척시 도계읍 신리에서는 네 가지 공이를 쓴다. 박달나무나 참나무처럼 단단한 나무로 깎아 만든 박달공이와 참공이, 소나무로 깎아 만든 솔공이이다. 무쇠로 만든 쇠공이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값도 비싸지만 무쇠 특성상 곡식이 잘 깨어지기 때문이다. 박달나무공이나 참나무공이는 콩 따위의 단단한 곡식을 빻는 데 사용하고, 소나무공이는 쌀·조·기장을 찧는 데 사용하며, 무쇠공이는 보리·강냉이·콩·도토리 등을 찧는 데 사용한다.

확은 돌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돌확이라고도 하며, 삼척 지역에서는 이를 호박이라고도 한다. 땅에 묻어 곡물을 넣어 찧거나 빻는 작은 절구 형태의 돌을 말한다. 확의 안쪽은 팽이 모양이 되게, 위쪽은 둥글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조금씩 좁아지도록 쪼아서 다듬는다. 이에 따라 위쪽은 넓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좁아진다.

확은 땅에 묻으며, 밖으로 튀어나온 곡식을 쓸어 넣기 위해 주위를 흙이나 시멘트로 판판하게 바른다. 도계읍 신리에는 확을 앉힐 때 자갈 한 삼태기를 깔아 둔다. 이것은 건물 기초를 앉힐 때 잡석 다짐을 하는 효과와 같다. 이렇게 하면 확이 울리지 않고, 흙이 떠오르는 일도 없다.

찧는 곡식의 양이 많거나 방아공이의 힘이 지나치면 곡식이 확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 때문에 확 주위를 판판하게 고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붙어 앉아서 튀어나온 곡식을 비를 사용해 확 안으로 쓸어 넣어야 한다.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방아는 방아가 두 개인 쌍방아이기 때문에 당연히 확도 두 개다.

8. 물홈과 물주입대

물레방아의 물되박에 물을 한순간에 최대로 담기 위해서는 물홈에서 떨어지는 물의 각도와 물되박의 살판 간 각도가 역방향으로 같아야 한다. 떨어지는 물을 한순간 물되박에 많이 담기 위해서는 물되박의 살판이 놓인 방향과 같도록 물홈의 단면 모양이 ⼐자 형태로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신리마을의 물레방아 물홈은 통나무의 단면을 2/3 정도를 잘라낸 뒤 그 속을 자귀로 파내 단면 모양이 U자형인 반원통형 물홈을 설치했다. 그 이유는 송판으로 물홈을 만들면 틈새가 벌어져서 일체가 되지 않고 오래지 않아 쉽게 썩어 교체를 자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물레방아 물홈의 단면은 U자 형태로 되어있어 더 많은 물을 물홈을 통해서 보내야 할 뿐만 아니라 물되박에서 튀어나오는 물이 많아 부재의 썩음을 촉진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현재의 모양일 경우 물레방아로 떨어지는 물의 양을 조정할 물조정판을 끼우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런 이유에서 삼척시 원덕읍 산양리 농산촌 체험마을 물레방아의 물홈과 삼척시 하장면과 인접한 정선군 백전리 물레방아의 물홈은 단면이 ⼐자 형태로 되어 있고, 이 물홈의 입구 지점에 홈을 파서 물조정판을 끼우도록 되어 있어 물레방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도수로를 통해 온 물이 퇴수로로 빠져 나가도록 만들었다. 추후 보수할 때는 현재처럼 통나무 2/3를 켜서 그 속을 파내 만든 물홈이 아니라 두께 3㎝ 정도 되는 판자를 이용하여 ⼐자 형태로 물조정판이 있는 물홈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또 이 물홈 위에는 넓적한 돌을 얹어 놓아 흔들리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물홈의 양쪽에는 대나무 반쪽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을 뚫어서 대나무 물주입대를 꽂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굴통과 베개목이 서로 맞닿아 돌아가는 바로 윗부분에서 물주입대 대롱을 통해 물이 떨어지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마찰로 생기는 열로 말미암아 장시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필자가 실제로 돌아가는 굴통에 손을 대어 보니 그 열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9. 둑 설치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물이 부족하다면 물레방아는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는 우리나라 하천 특성상 물레방아를 효율 높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산간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의 안정 공급을 위한 장치의 하나로 둑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도계읍 신리 산간지역에 흐르는 물 근처는 계곡 형태가 깔때기와 같게 되어 있고, 여기서 산록까지의 사이에는 깊은 협곡이 생긴다. 신리마을에 있는 물레방아 수원의 공급처가 되는 협곡은 응봉산(998.5m)과 사금산(1081.5m)에서 내려오는 소하천이다. 하상침식(河床浸蝕)으로 양쪽 기슭이 절벽처럼 되어 있다. 이 소하천 바닥에는 침식으로 생긴 바위돌과 홍수 때 밀려 내려온 암석이 산재해 있다. 이런 계곡 하천에 바위돌이 있는 부분을 기초로 하여 밀려 내려온 암석, 즉 호박돌로 둑을 쌓으면 어지간한 홍수에도 밀려나지 않게 된다.

현재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방아용으로 설치한 둑은 길이가 16m, 높이는 1.3m, 폭은 1.35m 정도로 직선형이 아니고 약간의 곡선형으로 되어 있다. 곡선형으로 만든 이유는 중간 부분이 수압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이를 감쇄시킬 목적과 중간 부분 하단에 넓은 바위돌이 있어서 이 부분을 기초로 활용하기 위해 곡선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둑을 쌓는 데 사용된 돌은 주변의 계곡이나 소하천에서 물에 씻기며 굴러 내려와서 둥글고 미끈하게 된 수마석(水磨石), 즉 호박돌을 사용하였다. 둑을 쌓는 방법은 최하단부에 두께 350㎜ 안팎의 석축 지대석을 깔고, 그 위에 호박돌을 쌓아 올렸다. 이때 돌은 하단부에다 큰 호박돌로 쌓고 상단부로 갈수록 하단부보다 다소 작은 돌로 쌓아 올렸다. 그리고 이렇게 쌓은 호박돌 둑 안쪽에는 둑에 쌓은 호박돌보다 더 작은 호박돌로 뒤채움하고, 그 사이를 무근콘크리트로 사춤 쳤다. 이렇게 튼튼하게 쌓은 이유는 2003년의 태풍 매미로 둑이 무너져서 기존의 둑보다 튼튼하게 쌓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둑은 물레방아로부터 230m 정도 떨어져 있고, 물레방아의 물홈 높이보다 3.65m 정도 높게 되어 유속 흐름이 완만하게 흘러가도록 설계되었다.

10. 도수로 설치

삼척 신리마을의 물레방아를 처음 설치한 박대수씨는 물레방아를 가동시키기 위하여 물의 물리성을 교묘하게 이용하였음을 보여 준다. 그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과 낙차에너지를 이용하여 물레방아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둑을 설치할 때 물레방아보다 위치상 높은 곳에 둑을 만들어야 하고, 이 둑에 저장된 물을 물레방아까지 끌어오기 위하여 도수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록 인공 도수로를 만든 것이지만 자연 현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도수로를 하천 계곡의 비탈면을 따라 흐르도록 만들어서 도수로의 전체 형상은 직선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위치에 따라 다소 구불구불한 곡선의 도수로를 만듦으로써 자연 지형의 형상을 최대한 살리려 한 노력을 보여 주고 있다.

현재의 도면 자료를 참조해 보면 삼척 신리 물레방아의 경우 둑 레벨과 물홈 레벨 간에 3.65m 정도 차이가 난다. 둑에서부터 물레방아까지 거리가 230m 정도이고 높이 차가 3.65m 정도이니 대략 도수로의 기울기는 1.58%로, 다소 완만한 형태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 준다.

도수로의 전체 길이는 230m 정도로서 하천계곡의 측면을 따라 도수로를 만들고, 도수로의 길이 또한 길다 보니 도수로 중간 중간에 여러 개의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도수로를 설치하여 물레방아까지 물을 끌어와 물레방아 용수로 사용하였음을 보여 준다.

석축을 쌓는 방법은 석축 최하단부에 두께 350㎜ 안팎의 석축 지대석을 깔고, 그 위에 호박돌을 쌓아 올렸다. 이때 쌓은 돌의 크기는 하단부에 뒷길이 600㎜ 안팎의 호박돌로 쌓고, 상단부로 갈수록 하단부보다 다소 작은 호박돌로 쌓아 올렸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에 뒷길이 900㎜ 안팎의 적심석용으로 쓰이는 호박돌을 끼워 넣어 토압에 견디도록 하였다. 이렇게 쌓은 호박돌 석축 안쪽에는 잡석으로 뒤채움을 하고, 토사를 성토하여 도수로를 만들 바닥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바닥에 잡석 다짐을 하고 무근콘크리트를 친 후 그 위에 유효 폭 900㎜ 유효 높이 450㎜ 정도의 도수로를 만들었다. 무근 콘크리트로 한 이유는 도수로를 통해 유입되는 물이 흘러 내려오는 동안 바닥으로 스며들어서 석축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함이다. 도수로의 기울기는 평균 1.58%로, 유속의 흐름이 완만하게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삼척과 이웃한 정선군 화암면 백전리 물레방아의 경우 도수로 입구에 물조정판을 설치하여 도수로 흘러 들어오는 물의 양을 일차로 조정하는 장치가 있다. 물레방아에 물이 떨어지기 직전의 물홈 부근에도 퇴수로와 퇴수로의 물조정판이 설치되어 있어 사용하는 물의 양을 적절히 조정하였음을 보여 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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